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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기업들의 조세회피 특성과 국제적 대응조치

기사승인 2017.08.10  10: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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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구글세를 도입했나?

구글, 애플, 아마존,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계 다국적기업들은 특정 국가에 귀속되어야 할 소득을 국제거래를 통해서 다른 국가로 이전시켜 세부담을 회피한다. 투자자의 거주지(R국, 미국 등)에서 투자대상지역(S국)으로 소득을 이전할 수도 있다. 두 나라 사이에 세율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중간에 저세율국(네덜란드, 아일랜드 등)을 끼워 넣어 그 국가에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소득을 모아서 축적하고 다른 투자활동의 근거지가 되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주회사는 아일랜드에서 실제 사업 활동은 없고 조세목적상 존재(페이퍼 회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그림>으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원천지(프랑스, 아프리카, 한국 등)에 투자하여 사업하려는 미국 거주자(구글, 애플)가 아일랜드에 명목상 회사인 자회사를 통하여 프랑스, 아프리카, 한국 등에 투자하고 사업을 영위한다.
미국에서 사업에 필요한 자본, 지적재산권, 원재료 등은 명목상 아일랜드를 경유하여 프랑스에 제공된다. 이러한 경로를 채택하는 이유는 조세를 회피하기 위함이다.

              <그림> 국제조세회피 개념도

자료 : 홍성훈·안종석(2014), 『국제조세회피에 대한 네트워크 분석』, 조세재정연구원

미국에서 프랑스로 직접 생산요소나 자금을 공급하면, 그 공급에 대한 대가가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지급되며, 이 경우 그러한 소득은 미국 구글 본사에 귀속되고 결과적으로 투자자는 미국에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러므로 국외원천소득을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집중시키기 위해 아일랜드를 경유하게 된다. 아일랜드는 국외소득에 대한 과세를 면제하는 원천지의 과세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만약 미국의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프랑스에 소득을 집중시키면 그 소득에 대해 프랑스에서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 프랑스는 고세율국이므로 미국과 별 차이가 없다. 따라서 저세율국인 아일랜드에 소득을 집중시키는 것이 다국적기업에 유리하다. 따라서 아일랜드를 거래에 포함시켜 프랑스 원천소득을 아일랜드로 이전시켜 축적하는 기법을 사용한다. 즉 프랑스가 아일랜드의 자회사로부터 차입한 자금에 이자를 지급하고 지적재산권에 대해 사용료를 지급하며, 아일랜드를 통해 구매한 원재료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때 시장가격이 아닌 이전가격 조작(국내 재벌들의 내부거래와 유사) 등의 방법으로 프랑스 발생 소득을 최소화하고 아일랜드에 과도한 이익을 누적시켜 프랑스에서 조세회피가 발생한다. 
이전가격 조작 외에도 거주자, 고정사업장 등 원천지에서 과세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납세자를 판정하는 개념의 남용을 통해 프랑스 소득을 아일랜드로 이전할 수 있다.
 
국가별로 추진되는 조세회피방지조치들

조세회피가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OECD에서 2015년부터 BEPS(세원잠식과 소득이전) 방지 프로젝트를 통해서 국제조세체제의 부분적인 개혁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 등 자본 수출국들과 다국적기업들의 보수성으로 인해, ‘거주지주의와 원천지주의 이중구조 해소’, ‘디지털시대 고정사업장이 없는 소득에 대한 과세’, ‘다국적기업의 세계 소득에 대해 과세하여 국가별 기여도에 따른 분배’ 등 근본적인 문제들을 합의하지 못했다.

이에 EU, 영국, 프랑스, 스페인, 중국, 인도 등은 ‘BEPS(세원잠식과 소득이전)’ 문제 해결을 위해 독자적으로 새로운 조세 규정을 도입하여 실행하고 있다. 

먼저 EC(EU 집행위원회)는 2013년 기존의 state aid rule(국가 보조)를 재해석하여 조세 차원에서 선택적인 차별이 존재하고 경쟁을 왜곡하는 경우 이를 불법으로 판정하여 10년 간의 미납 세금과 이자를 추징할 수 있게 하였다. 이에 따라 EC는 2014년 6월부터 아마존 룩셈부르크 법인의 이전가격 조작을 조사 중이고, 2015년 스타벅스 네덜란드 법인에게 2천∼3천만 유로의 불법 국가보조금 반납을 명령했으며, 최근 또 2016년 8월 말에는 애플 아일랜드 자회사에게 같은 이유로 130억 유로의 반납을 명령했다. 

다음으로 EC에서 추진하고 있는 CCCTB(Common Consolidated Corporate Tax Base)는 역내 기업에게 단일조세체제를 적용하여 계열사 간 연결회계를 통해 과세표준을 산정하고, 합의된 공식(과세표준 산정 방식에 있어 '제3자 고객수', '직원수', '유형자산의 위치' 등에 상당한 비중을 부여하며, 해당 국가에 소득을 분배한다. 이것은 그룹 내부거래에 사용하는 무형자산 소재지를 바꾸어 이득을 보는 조세회피 행위를 차단할 수 있다)을 적용하여 관련 국가별로 기여도에 따라 세액을 배분한다. 

이외에도 EC는 2016년 6월 조세회피방지지침(Anti-Tax Avoidance Directive)에 대한 회원국 간 합의를 이루었다. 이에 따르면 공격적 조세회피에 대응하여 회원국의 과세권을 보호하기 위한 이자비용 공제제한, 출국세(기업의 거주지 이전시 자산양도소득을 과세), 일반조세회피방지규정(조세회피를 목적으로 설정된 인위적 거래에 대해서는 실질을 판단기준으로 하여 조세혜택 적용을 부인할 수 있음), CFC규정(외국 자회사의 유보소득을 모회사의 거주지국에서 과세), 혼성불일치 해소(거주지국과 원천지국 양쪽에서 이중공제 금지) 등 5개의 최소기준을 회원국들이 2019년 1월부터 시행해야 한다. 이중 출국세, 일반적 조세회피방지규정은 BEPS 프로젝트에서 다루지 못한 사안이다.

영국 정부는 2015년 4월 구글세 명분으로 '이탈이익세(영국에서 발생한 수익을 다른 나라로 옮길 경우 이전된 금액의 25%를 법인세로 부과하는 제도)를 제정하였다. 배경은 구글 영국법인이 2013년 6조 4천억 원의 매출에 대해 단지 306억 원의 법인세를 지불한 것이었다. 비용의 내역을 알 수 없지만 영국의 법인세율이 20%라는 점에 비추어 매우 낮은 납세 실적이다. 이탈이익세 제정 이후, 구글은 2016년 1월 영국 조세당국과 앞으로 법인세 납부 기준을 수정하겠다고 합의했다. 
유사한 취지로 일본과 EU에서 ‘구글소비세(구글 등의 해외 앱 마켓의 콘텐츠 판매에 부가가치세를 부과)’ 스페인에서 ‘구글지적재산권세(구글 등이 저작권료 지불 없이 신문과 잡지의 콘텐츠를 발췌하거나 링크할 경우 최고 60만 유로까지 벌금을 부과)’가 도입되었다. 

중국과 인도 정부는 이전가격지침에서 개발도상국에 우호적인 UN의 입장을 수용하여, 저비용국으로 사업을 이전하여 얻은 혜택을 이전가격에 반영하여 원천지국의 과세권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들은 location saving(지역 선정에 따른 비용절감)에 의한 순원가 절감 효과를 과세소득으로 환산하는 방법을 제시하였으며, 지리적 입지로 인한 포괄적인 혜택을 location specfic advantages(지리적 입지와 관련된 모든 종류의 혜택을 합한 개념. 예를 들어 숙련된 인력과 노하우, 현지시장의 발전정도와 접근성, 지출능력이 풍부한 중산층 고객, 사회간접자본의 발전정도 등을 포함)라고 정의하고 이를 무형자산으로 간주하여 원천지의 과세소득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중국과 인도 정부는 독자적으로 자국에 귀속되는 과세소득을  측정하는 계량화 방법을 제시하면서, 이전가격세제에서 미국 등 OECD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국제 조세회피를 위한 근본적 과제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에 대하여 개별국가 및 특정 지역의 독자적인 대응을 넘어서 보편적인 국제 규범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안별 절충적인 대응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맞게 국제조세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한다. 
현행 국제조세체제는 100년 전 산업화 시대에 마련된 골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거주지주의와 원천지주의로 이원화된 과세 관할권', '물리적 실체에 기반 한 고정사업장 개념', '조세목적상 다국적기업 자회사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이전가격세제' 등이 문제이다. 이러한 낡은 구조에서 BEPS(세원잠식과 소득이전)가 서식할 수 있는 틈새가 제공되고 있다. 
국가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여 발생하는 틈새가 존재하는 한, 사안별 접근은 미봉책이며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다. 따라서 BEPS 현상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국제조세체제의 골격을 아래와 같은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첫째 국가별로 상이한 법인거주지 기준을 일치시키고, 나아가서는 거주지주의와 원천지주의로 이원화된 과세기준을 통일시켜 단일조세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수출국, 자본수입국, 다국적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넘어서 보편적 과세원칙을 정립하고 각종 편법의 예외조항을 삭제해야 한다.

둘째 국제조세에서 과세기반을 선정하는 기준인 고정사업장 개념을 물리적인 ‘고정된 시설’에서 ‘경제적 활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로써 실질적인 경제활동이 이루어진 장소, 즉 가치가 창출되고 거래가 이루어진 원천지 또는 소비지에서 과세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무형자산의 가치측정의 어려움, 비교가능성의 부재 등으로 인하여 이전가격세제는 근본적인 한계를 노정하므로, 다국적기업을 하나의 그룹으로 간주하여 세계 소득을 집계하고, 합의된 공식에 따라 나라별로 배분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자회사를 독립적인 조세 주체로 인정하면, 페이퍼 컴퍼니, 도관회사, check the box rule(조세목적상 법인구조를 스스로 선택) 등 조세목적상의 인위적인 설정과 배치를 피할 수 없다.  

김성혁 금속노조 연구원장 webmaster@minplus.or.kr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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