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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아픔도 말하지 못하는 사회

기사승인 2017.09.20  10: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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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진의 LP로 듣는 한국현대사(36) 남인수 : 가거라 삼팔선(1946)

▲사진 : 유튜브 갈무리

대한민국 가요사에서 노래를 가장 잘하는 가수를 한명 꼽으라면 60대 이상에서는 아마 ‘남인수’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고음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 남인수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그 청아한 음색에 모든 시름을 한꺼번에 다 잊게 만드는 것 같다.

1962년 남인수가 세상을 떠났을 때 서울시내 기생들이 소복을 입고 나와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는 일화는 지금도 사진으로 남아 남인수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이렇게 장안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지만 그에게는 친일파라는 지울 수 없는 또 하나의 굴레가 있다. 일제시대 인기 있던 가수 대부분이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을 노래하고 반도의 젊은이들을 일본 천황의 총알받이로 나가는 ‘성전’에 동참하자고 소리 높여 노래했다. 남인수 또한 그랬다. 실제 1939년 발표된 남인수의 ‘감격시대’는 일본의 압제가 절정에 이르던 시기에 나왔는데 당시 일제 지배가 조선에 희망을 준다고 노래한 대표적인 친일 대중가요의 하나로 꼽힌다.

그래서 해방 직후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1946년 ‘가거라 삼팔선’을 발표하면서 아세아레코드의 경영을 시작하고 6.25전쟁 때는 정훈군의 문예담당으로 군 위문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그리고 이 당시 발표한 노래들 대부분 전쟁과 관련된 전쟁 가요였다.

음악적으로 타고난 천재성이 있었지만 남인수는 언제나 당시 권력과 함께했다는 오명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 아이러니하게도 권력에 의해 금지된 곡이 있었으니 바로 ‘가거라 삼팔선’이었다.

1945년 해방과 함께 미‧소 두 나라는 조선에서 일본 군대를 무장해제하기 위해 북위 38도선을 임의로 설정한 다음 남북에서 각각 군정을 실시하게 된다. 1945년 12월 전후 처리를 위해 모스크바에 모인 승전 3국(미국, 영국, 소련)은 조선의 독립을 위해 향후 5년간 신탁통치를 결정하고 이후 한반도 독립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해방 이후 좌우익의 결렬한 대립 속에서 미국과 소련의 한반도 통일을 위한 공동위원회는 결국 결렬되었다. 미소공동위원회 해산 이후 한반도에서 정부수립 문제는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UN)으로 논의의 장이 옮겨졌고 1947년 11월 국제연합은 국제연합 감시하의 남북총선거를 의결하였다. 그러나 남한에 비해 인구가 적은 북한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소련은 결의안을 거부하였다. 유엔은 남한만의 단독 선거를 승인하고 남한은 1948년 5월 단독 선거에 의해 독자적인 국가를 선포하였고, 이어 북한 역시 정부를 수립하였다. 이렇게 형성된 남북의 분단은 삼팔선을 넘을 수 없는 경계선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남인수의 ‘가거라 삼팔선’은 분단국가의 기로에 선 한반도의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며 널리 불려졌다. 그러나 미국의 지원 아래 반공을 우선시한 이승만 정권은 통일을 노래하는 것을 불온시하였다. 그래서 통일을 노래한 남인수의 ‘가거라 삼팔선’은 누구도 모르는 사이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던 것이다. 

‘가거라 삼팔선’을 발표한 이듬해인 1947년 발표된 남인수의 ‘달도 하나 해도 하나’란 노래 역시 은근슬쩍 사라져버렸다.

언제나 양지를 찾아 다녔던 것 같은 남인수였지만 그에게 가족사는 아픈 기억이었다. 남인수의 형은 월북하는데, 그 형의 딸은 ‘인민배우’로 북한 최고의 가수로 활동한 최삼숙이다. 

최현진 담쟁이기자 webmaster@minplus.or.kr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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