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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점으로 치닫는 북미대결

기사승인 2017.09.23  15: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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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 선택은 전쟁인가 평화협상인가뿐

북미 대결이 충돌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북한 완전파괴”라는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한 것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례 없이 직접 나서 국가 최고지도자 명의로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다”라고 초강경 대응의지를 밝혀, 이제 한반도와 미국은 최고 수위의 전쟁위기 상황에 처했다.

주지하듯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세계를 충격과 긴장에 빠뜨렸다. 그 흔한 박수조차 몇 번에 그칠 정도로 유엔 총회장은 냉기가 흘렀다. 세계 평화를 사명으로 하는 유엔 무대에서 그 주도국인 미국이 세계 평화를 깨트리는 호전적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고, 타국과 맺은 조약과 합의를 자국의 주권과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쉽게 파기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지적대로 “깡패 두목”같은 연설이었다. 스웨덴 외무장관은 “잘못된 시간에 잘못 선택한 청중을 대상으로 한 잘못된 연설”이라고 통렬히 비판했다. 이것은 더 이상 미국이 세계를 이끌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 일대 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유엔 연설은 호전성, 자기모순, 이기적인 자국 우선주의로 전 세계적인 비난과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이 연설을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것이 단순히 트위터 발언이 아니라 미 정부 내에서 주의 깊게 준비된 대외정책에 관한 기본입장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강조한 자국의 주권과 이해,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란 미국이 자국에 부담이 되는 세계 패권 유지를 위한 비용 부담과 역할은 줄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해당 지역에 대한 갈등 조장과 무기 판매를 통해 정치, 경제적 이해를 실현시키겠다는 것이다. 그가 연설에서 “세계 각국은 자신들 지역의 안보와 번영을 촉진하기 위해 보다 큰 역할을 하여야 한다”고 밝힌 점은 과거처럼 지역의 안보를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과거 닉슨 독트린을 연상시킨다.

이에 기초해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대외정책에 관한 구체적 입장은 ▲북한에 대한 전쟁 불사와 세계의 대북 제재 동참 촉구 ▲이란 불량국가(Rouge state) 지목 및 핵 합의 파기 시도 ▲베네수엘라 불량국가 지목 및 정권 전복 의지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대한 화학무기 사용 규정, 시리아 공습 정당화 ▲쿠바 제재 해제 거부 ▲우크라이나,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미국의 후퇴 거부 등이다. 결국 미국은 북한만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국민에 의해 선출된 이란,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적대정책을 강화해 중동과 남미 분쟁을 지속시키고, 우크라이나 문제로 러시아, 남중국해를 고리로 중국과 대립하는 상황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달라진 점은 이러한 분쟁 상황에 미국이 직접 개입하기 보다는 중동에서는 사우디, 이스라엘, 남미에서는 콜롬비아 등 친미 국가들에 대한 무기판매와 지원 강화를 통해 분쟁 상황을 지속시켜 미국의 이해를 실현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에 대항하기 위해 한·일에 핵무장을 포함한 이른바 첨단무력 강화가 제기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두 가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나는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아예 국가 자체를 지도에서 지워버리겠다는 초강경 전쟁 위협을 가하는 것이다. 명백히 회원국들에게 다른 국가에 대한 ‘무력위협’을 금지한 유엔헌장 2조4항 위반이다. 다른 하나는 “북한이 적대 행동을 중단할 때까지 모든 국가들이 함께 북을 고립시키기 위하여 행동할 때”라고 강조한 것처럼 세계 각국에 전쟁을 피하고 싶으면 미국 편에 서서 북한을 제재 압박하여 굴복시키는 데 동참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의 말처럼 중국 등에게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하지 않으면, 우리는 공격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마치 1970년대 닉슨 행정부가 베트남전의 유리한 종결을 위해 베트남과 소련에 핵전쟁 위협을 가하고, 이를 피하려면 소련이 나서 북베트남을 압박, 설득하라고 했던 이른바 ‘미치광이 전략’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군사적 위협과 제제, 압박 강요전략은 몇 개 나라들이 추종하여 동참한다 해도 성공하지 못한다. 이미 니키 해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비롯, 미국의 외교 안보라인은 대북 제재가 한계에 이르렀음을 토로하고 이것이 안 먹히면 군사공격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불에 기름을 붓듯 트럼프 대통령은 더 북한을 자극하고 모욕하는 발언을 하여 북의 강력한 반발을 낳고 있다. 어찌 보면 고의적으로 긴장을 끝까지 끌어올리려 하는 것 같다. 이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상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 고려”, “트럼프가 그 무엇을 생각했든 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초유의 성명에서 보듯 북미 대결은 더 이상 갈데없는 최고 수위에 이르고 있다. 양국 정상이 대결의 전면에 나선 만큼 그 이상의 수위는 없을 것이다. 전쟁이 우리 앞에 바싹 다가섰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반도 10월 위기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거주 미국인들의 소개작전(비전투원 후송작전)을 책임지는 미 국방계획국 책임자의 방한, 이례적인 미 중앙정보국(CIA), 국토안보부 소속 정보요원들의 대거 방한과 상주, 그리고 미 공군 원정 전투사령부의 방한과 작전 토의, 미 본토 포병부대의 한반도 신속전개훈련 등은 미국의 구체적인 전쟁대비 움직임이다. 여기에 9월말~10월초 한·미·일 합동 미사일경보훈련, 10월 미 항모강습단의 한반도 해역 한미연합훈련 예고는 이런 10월 위기설을 부채질하고 있다.

북한도 성명에서 밝힌 대로 괌 수역 타격을 뛰어넘는 전쟁을 불사한 초강경조치를 조만간 취할 것이다. 이용호 외무상의 발언처럼 북이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한다면 그 파장은 가늠하기 어렵다. 북이 정말로 소형화된 핵을 탑재한 미사일을 태평양 상에서 시험한다면 북의 핵과 미사일 능력에 대한 논란은 정리될 것이고, 미국은 어쩔 수 없이 선택의 지점에 서게 될 것이다. 이미 미국 내 많은 전문가들이 인정했듯 현재의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북의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한다. 제재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남은 선택은 전쟁인가, 평화협상인가 뿐이다. 

촛불이 다시 나서야 할 때다. 세계가 비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협박에 대해서조차 문재인 정부는 북핵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로지 대미 추종만이 한반도 평화를 담보할 수 있다는 전도된 의식이 문재인 대통령 자신과 그의 외교 안보라인에 팽배해 있다. 그러나 한반도 위기의 원인은 트럼프의 유엔연설에 보듯 미국에 있다. 북을 무너뜨리려는 미국의 온갖 제재와 전쟁위협이 한반도 문제를 일으켜 온 주요인이다. 진정 전쟁을 막고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미국이 대북 제재를 멈추고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부터가 시작이다. 문재인 정부의 주권 의지와 조건 없는 남북대화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현장언론 민플러스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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