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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 비핵화론’,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기사승인 2017.09.29  17: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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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계·전문가그룹 이어 시민단체·언론계서도 “우선 핵동결로”

▲사진 : 노동신문 홈페이지

한반도 평화 실현의 전제조건으로 제시되던 ‘북한 선 비핵화론’이 개혁성향의 학계와 전문가그룹은 물론, 시민단체와 언론계에서도 이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평화체제’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로 문제해결 전략을 대담하게 수정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 

지난 28일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가 주최한 ‘한반도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왜냐면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통한 억지전략을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어서 “어떤 주관적인 희망 섞인 판단도 배제해야 한다”는 게 이 위원장의 판단이다. 즉 “온갖 제재를 뚫고 핵·미사일 전력을 최종적으로 확보할 단계에 와 있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어떤 대가를 제공할 것인지, 어디서부터 출발해 포괄적인 해법으로 나아갈 것인지 보다 대담하고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위원장은 먼저 북한의 ‘핵동결’을 설득할 단계적 접근법을 제시했다.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공격적인 작전계획과 유사계획의 전면 재검토, 북한에 대한 핵 선제공격옵션의 배제 등 포괄적이고 신뢰할만한 위협 감소조치들이 그것이다. 특히 이 위원장은 “심각한 군사적 불균형을 고려해 한미군사훈련의 중단과 작전계획의 재정리 등은 조건 없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선제적인 대북 평화공세를 강조했다.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는 “한·일의 (미국)핵 억지력에 의존하는 군사전력의 폐기와 연동되고, 미국의 비핵국가에 대한 핵공격 배제로의 정책 전환 및 핵군축 정책 등과 연동되는 것이 불가피”한 만큼 장기적 과제일 수밖에 없단 얘기다. 

이 위원장에 앞서 발제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국정원 산하) 책임연구위원도 북핵 문제를 비군사적으로 해결하려면 포괄적 접근이 필요한데 “남북대화, 6자회담이 재개된다고 해도 북한이 쉽게 핵·미사일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아 당분간 핵을 가진 북한과의 공존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그래서 조 연구위원은 “점진적 체제전환을 유도해 핵보유국 의도를 깨는 것”과 “북한을 협상으로 끌어내 핵·미사일 동결을 관리하는” 접근법을 제시했다. 

지정토론자인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중국전공) 역시 “‘제재수단’으로 ‘보유목표’인 북핵을 일시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가를 대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런 수단과 목표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전략적 시야에서 놓지 않는 전제에서 동결의 국면으로 조기에 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핵동결 입구’와 ‘한반도 비핵화 출구’ 사이에 위기의 통제관리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도 “앞으로는 ‘선 비핵화 후 평화체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병행론’ 등 그 이름이 무엇이든 북한의 선 비핵화 조치를 조건으로 한 평화체제 전환은 기대할 수 없다”면서 “병행론은 북한의 관점에서 불공정한 거래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핵화가 불가역적인 데 비해 대북 관계개선 같은 평화조치는 상황에 따라 강화 또는 약화, 철회할 수조차 있는 가역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 논설위원은 “현재의 여건에선 핵동결이 달성 가능한 최고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net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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