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정부가 '보증'만 서도 조선소 살릴 수 있다

기사승인 2017.10.24  09:00:14

공유
default_news_ad2

- STX조선 고민철 지회장 인터뷰 “RG 발급, 정부주도로도 가능”

조선노동자가 배를 만들고 있어야 하는 시간에 국회 정문 앞에 피켓을 들고 섰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쓰러져가던 중형조선소 STX조선. 기업회생 절차를 밟을 때 법원에서도 기업의 존속 가치가 높다고 판결했고, 회생의 시간을 거쳐 재무상황도 회복되면서 선주사로부터 18척의 배를 수주 했다.

국회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던 고민철 STX조선 노동조합 지회장은 “이번에 계약한 선종이 5만톤짜리 탱크선이다. 과거 조선 경기가 좋을 때는 4천~4천3백만불(약 450억)짜리 계약이었겠지만 현재 3천3백여만불 수준의 수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 STX조선 고민철 지회장(가운데)와 노동자들이 23일  국회 정문 앞에서 RG 발급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배를 만들기 위해 국회 앞에 서다

선수금 환급보증(Refund Guarantee. RG), 조선업체의 선박 발주에 문제가 생길 경우 금융회사가 선박 제작을 의뢰한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기로 약정하는 보증만 서주면 배를 만들 수 있다. 금융회사의 RG 발급이 안 되면 수주는 자동 취소되고 계약은 없었던 일이 된다. 선주사들이 신용이 보장되지 않는 조선소와 계약해 투자했던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67%에 가까운 STX조선의 지분을 갖고 있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선뜻 RG 발급에 나서주지 않았다. 수주한 18척의 배 중에 13척의 배가 아직 RG 발급이 진행 중이다. STX조선이 중형조선소라는 이유에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과 같은 빅3 조선소의 경우 영업 이익과 성과가 확실히 보장되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조선소는 이를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먼저 발 벗고 보증을 서주겠다는 은행을 찾기란 쉽지 않다.” 고민철 지회장이 5명의 조선노동자들과 상경한 이유도 산업은행과 정부를 상대로 RG 발급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정부가 나서면 충분히 가능하다

고민철 지회장은 정부도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조선, 성동조선, STX조선 등 중형조선소를 살리기 위한 새 정부의 대책이 없다고 꼬집었다. “소형조선소는 선박펀드를 조성해 RG를 발급 해주고, 자금이 부족할 시 대출까지 해주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중형조선소를 위한 대책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RG 발급은 기본적으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해도 되지만, 정부 주도 하에 다른 은행에서의 발급도 가능하다. 경남은행이 현금을 담보로 RG를 발급해 준 사례도 있다. “산업은행이 RG를 발급해주고 싶어도 은행의 판단만으로 RG를 발급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데, 정부나 금융위원회가 나서준다면 RG 발급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고민철 지회장의 말이다.

정부가 나서주지 않는다면, 어렵게 따낸 선박 수주도 물거품이 되고 STX조선소의 운명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신아SB, SPP조선도 RG 발급이 되지 않아 결국 조선소의 문을 닫거나 매각절차가 진행 중이다. STX조선 역시 똑같은 수순이 될지 모른다. 어렵게 배를 수주했지만 결국 배를 만들지 못하고, 노동자는 해고되고, 조선소는 결국 매각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고 경고했다.

▲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 피케팅 모습 [사진 STX조선지회]

“RG 발급은 조선산업 살리기, 일자리 지키기”

산업은행도, 정부 관계자를 만나려 해도 만나주지 않았다. 지역의 국회의원, 경상남도에도 건의문을 넣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그래서 RG 발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끝내고 서둘러 상경했다.

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라 국정감사 자리에서 RG 발급이 언급되고 논의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에게 요청하기 위해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피케팅을 했지만 역시나 당직자 누구하나 나와 보지 않았다. 국회에서 만난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부) 소속 민중당 김종훈 의원만이 “산자부 소속 의원들과 금융위원회를 만나 RG 발급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화답해 줬다.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정책도 시원찮아질 판이다. 있는 일자리부터 지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는가?”라고 되묻는 고민철 지회장. “STX조선 기업회생변재 계획안대로 2020년까지는 기업회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시간이다. 공장 돌리고, 조선노동자들의 일자리 지키고, 만들어야 한다”며 RG 발급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미디어

1 2 3
set_P1
default_side_ad2

인기기사

정보/지식

1 2 3
item3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