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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구나

기사승인 2017.11.22  13: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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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성일기] 건설노동자 이영철·정양욱 고공농성 11일차

광고탑 위에 서리가 내렸다.

철판 위에 내린 서리는 발 딛기가 불편하다.

발을 딛고 문지르니 하얀 때가 밀려나오며 미끄럽다.

조심조심 판넬 위에 자리 잡는다. 

정양욱 동지는 아들과 영상통화를 한다.

“추운께 따땃하게 하고 어린이집 가라잉.” 

“아빠 언제와?” 

“몇 밤만 자면 갈거니께 엄마 말 잘 듣고 알았제?” 

어깨 너머로 슬쩍보니 공룡카드로 아빠에게 게임을 하자한다. 

못 본 척 못 들은 척 나는 뒤돌아 앉는다. 

건설노동자로 살아오며 이렇게 농성을 할 줄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절박하다’는 말이 이럴 때 쓰이는 말인지는 처음 알았다. 

오늘은 날씨가 좋다. 광고탑에서 날씨가 좋다는 것은 바람이 안 불고 있다는 거다. 

바람이 안 부니 광고탑 위에 서서 여의도 전경을 둘러본다. 

저 멀리 국회 의원회관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인다. 

국회의원들 면담을 간 동지들이 힘내라고 몸짓을 한다. 

우리도 반갑게 동지들에게 손 인사 한다.

동지들이 정말 열심이다. 국회 환노위 소속 임이자 의원이 광고탑 아래에 왔다.

동지들이 많은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건설노동자의 삶, 건설노동자의 아픔을....

“고흥 유자 맛나요?” 

“맛나네. 역시 유자차는 고흥이네.” 

“맞지라. 우리 동지들이 고생한다고 올려준건께 맛나게 드쇼.” 

광전 동지들이 두고 간 유자차를 한 모금 하며 동지애를 느껴본다. 

건설노동자들은 정이 넘친다. 직설적이고 과격해보이기도 하지만 이 또한 험한 건설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몸이 체득한 삶의 방식이다. 

광고탑 아래에서 발언하던 광주전남 건설기계지부 곽칠용 광주크레인지회장은 발언을 마치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린다. 

한마음일 것이다. 같은 뜻일 것이다. 건설현장의 설움이, 차별이, 착취가 가슴속 깊이에서 뜨거운 눈물을 만들어 내나보다. 

울지 말자. 울지 말자. 어깨 걸고 함께 웃자. 노동이 가치 있는 삶을 만들자. 

이영철 건설노동자 minplusnews@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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