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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는 ‘대목’, 마트노동자는 ‘전쟁’

기사승인 2018.09.19  17: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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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노조 설문조사… 노동자 4명중 1명 ‘명절연휴 강제노동’, 협력업체 부당행위는 더 해

곧 추석이다. 흔히 ‘대목’ 매출을 기대하는 업계가 다반수다. 예외가 되지 않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대형마트’.

대형마트는 추석 매출을 높이기 위해 이미 비상에 돌입했다. 마트에 입점한 협력업체는 추석을 겨냥한 세트 상품을 고객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을 마쳤고, 뿐만 아니라 행사 품목을 알리는 홍보물에 자신의 물품을 하나라도 더 홍보하기 위해 ‘갑’의 위치에 있는 대형마트의 눈치를 봐야 한다.

▲ 사진 : 뉴시스

대목을 만난 대형마트 안에서 마트노동자들은 “마트 안에 소리없는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표현할 정도다. 직영, 비직영 할 거 없이 노동자들은 연장근무와 휴일근무 등 고강도 노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객을 응대하는 ‘감정노동’ 역시 고객급증과 함께 그 강도가 높아지긴 마찬가지. 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쉼 없는 전쟁’이다.

추석을 앞두고 노동자가 원하지 않는 ‘연장노동’, 제대로 된 수당을 받지 못하는 ‘초과노동’ 실태는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마트노조는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엿새간 대형마트·중소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 등에서 일하는 마트노동자 1663명을 대상으로 ‘추석 불법행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직영노동자 1414명, 비직영(협력업체·파견·용역) 노동자 249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 자료 : 마트노조

‘지난 2년 동안 원하지 않는 연장근무를 한 적이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419명(25%)이 ‘그렇다’고 답했다. 4명 중 1명꼴이다. 또, 연장근무를 했음에도 연장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159명(10%)으로 10명 중 1명은 연장수당 없이 일을 해왔다.

“명절에도 서로 눈치 보며 쉬어야 하는 입장이라 명절에 가족들 얼굴 보기도 힘듭니다.”
“명절에 고향에 다녀 올 수 있게 연차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연차 사용에 많은 불편이 있어요.”
“하계 또는 명절휴가로 본인의 연차를 사용하고 있는데 1년 중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트노동자들이 설문조사에 직접 답한 내용들이다. ‘연차 휴가를 본인의 의사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바람은 연차와 휴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 때문이다. 설문 응답자 중 905명(54%), 즉 2명 중 1명 이상은 연차·휴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매출이 급증하는 성수기, 부족한 인력의 공백을 인력충원 없이 운영하다 보니 “연장을 하지 말라면서 근무시간 내 총력을 기울이라는 회사방침”, “바쁘다는 이유로 화장실 가는 것까지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하는 비민주적인 인권침해” 등 현장의 실태가 마트노동자들 입에서 쏟아져 나왔다.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고 싶다는 마트노동자들의 가장 큰 바람은 ‘명절 당일 휴업’이다. ‘명절기간 반드시 개선되었으면 하는 사항’에 대한 질문(중복응답)에 응답자 중 가장 많은 858명(51%)이 “명절 당일 휴업”을 꼽았다. 인원충원 338명(20%), 휴무·연차 사용 211명(13%), 감정노동자 보호 196명(12%)가 그 뒤를 이었다.

대형마트와 마트에 입점한 협력업체, 갑을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노동자들의 고충은 더했다. 비직영(협력업체·파견·용역) 노동자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명절을 앞두고 마트 본사가 협력업체·입점업체에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비직영노동자 249명 중 90명(36%)이 “경험했다”고 답했다. ‘직영이 해야 할 업무를 대신하도록 지시한다’는 응답이 121명(41%)으로 가장 많았으며, 매출실적 강요(23%), 휴무·연차 사용 금지(17%)를 비롯해 연장근무 강요, 각종 수당 미지급, 업체 인원충원요구, 상품권·명절상품 강매 등 부당한 요구의 유형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세트기간에 해당업체가 아닌 타사 제품도 같이 판매해야 합니다.”
“휴무인데도 명절세트를 정리하라고 전화가 와요.”
“마트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원하지 않는 상품을 입점업체가 눈치 보며 사야 할 때가 있어요.”
“직원들 누가 사갔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강매하고, 특판영업까지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정민정 마트노조 사무처장은 “기업의 추석 대목 매출을 위해 마트노동자가 노동법에 명시된 권리를 침해당하는 상황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이를 감독해야 할 노동부는 여전히 뒷짐지고 지켜보고만 있다”고 비판했다.

“매장의 갑질, 연장근무 시 무임금, 연차휴무도 사용하지 못하고, 폭언 등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일해요. 노동부에 신고를 하려고 해도 실명으로 신고해야 해서 부당대우를 받을까봐 신고도 못하고 돌와왔어요. 익명으로 신고 할 수 있도록 조치가 필요합니다.”

“공정위에서 실태조사를 나오면 회사에서 협력업체 직원을 불러 마트에 유리한 쪽으로 대답하라고 답변을 만들어서 지시합니다. 힘없는 협력업체 직원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불이익을 당하니까요.” 마트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호에 고용노동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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