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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재벌정책 2년 평가

기사승인 2019.05.14  10: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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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인선언네트워크 토론회, 박상인 교수 발표

사회경제개혁을 위한 지식인선언네트워크 4차 토론회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어떻게 되었나?”의 주요 내용을 주제별로 소개한다.

1. 문재인 정부 2년 평가와 앞으로의 과제
2. 문재인 정부의 재벌정책 2년 평가
3. 소득주도성장과 산업생태계 혁신에 대한 평가와 과제
4. 중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경제

 

▲ 지식인선언네트워크 4차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는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경실련 정책위원장)

박상인 교수는 문재인 정부 2년을 평가하며 재벌개혁정책이 후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재벌개혁문제는 한국제조업의 위기와 관련된 구조개혁의 문제로서 중대한 과제인데, 공정경제 즉 재벌개혁을 앞장세우면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을 배합하지 못하고,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워 개혁과정에 차질을 빚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남은 임기 동안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정책이 나아질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시민사회가 나서서 내년 총선까지 재벌개혁을 위한 공약제시, 후보검증, 정책연대활동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교수는 발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개혁 공약자체가 취약했다고 지적했다. 문제인 정부의 재벌개혁공약은 ’황제경영방지‘, ’재벌총수일가 편법 지배력 개선‘, ’일감몰아주기, 부당내부거래, 남품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등에 대한 규제와 처벌‘,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및 금융그룹통합감독‘ 등 4가지를 제시했으나 재벌출자구조의 근본을 건드리는 공약은 취약하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최근 제출한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은 내용이 없어 ’재벌개혁 포기선언‘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박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1년 차에는 ’갑을‘ 문제에 집중하고, 재벌의 자발적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폈으나 너무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고 평가했다. 2년 차에 들어오면서 입법을 통해 재벌개혁을 하려 했으나, 입법진척도 없고 내용부실에다 역주행적 요소까지 담겨있어 기대할 게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국회 계류 중인 상법개정안 중 ’집중투표제나 감사위원분리선출 제도를 뺄 수도 있다‘고 발언한 것은 법무부 소관 입법사항에 대한 언급으로 법무부 장관이 기분 나빠할 내용이라며 우회적으로 비판을 가했다.

또한 금융감독 통합규정을 담은 '금융감독권 정부입법안'은 아직 제출도 안 해 지연상태에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이란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둔 대기업집단의 동반 부실 위험을 막고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이다. 금융자산 5조 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이 적용 대상인데, 집중위험과 전이위험을 관리한다. 집중위험은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출자 등 금융그룹의 금융위험이 특정분야에 과도하게 집중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삼성이 가장 큰 약점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다. 전이위험은 계열사의 부실이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재무 상태를 악화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동양증권 사태와 같은 금융그룹 동반 부실의 재발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는 입법이 완료되지 않아 모범규준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있는데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권에서조차 금융위기방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입법을 통한 재벌개혁을 하겠다고 해놓고 입법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재벌개혁을 포기하고 있다면서, 시행령 등을 통한 대통령 권한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개혁을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핵심입법안으로 내놓은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은 별 내용이 없는 것을 ’전부 개정안‘이라는 말로 현혹하는 ’위장 개정안‘이라고 일갈했다.

‘전부 개정안’에서 지주회사의 자회사, 손자회사의 지분율 요건 같은 경우,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하락시켜 경제력집중을 가져온 자회사나 손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요건을 상향(상장회사 20%→30%, 비상장회사 40%→50%)하여 처음 도입시기로 복귀하겠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신규 지주회사에만 적용하여 사실상 기존 기득권을 철저히 지켜주겠다는 의미로 대통령 공약에도 못 미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경우, 법개정에 목을 멜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 23조 2항 시행령 38조에서는 현행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총수일가의 지분율을 기준으로 정한다.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인데, 이것을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가리지 않고 20%로 일원화하려는 것이다. 지분율을 30% 아래로 살짝 낮추어 사실상 일감몰아주기를 진행함으로써 마치 지분율 20~30%의 구간에 있으면 일감몰아주기를 해도 괜찮다는 관행이 자리 잡은 것을 고치자는 취지이다. 또한 규제감시대상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시켰다. 자회사까지 포함됨으로써 일감몰아주기를 자행하는 총수일가에 대한 감시망이 넓어질 수 있다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상인 교수는 사익편취대상 지분율 문제는 시행령 사항인데 굳이 입법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5장 불공정 거래에 관한 법적 내용은 법원판시에서 경제력집중을 야기할 정도의 ‘부당한’ 것인지를 입증하도록 요구하는데,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23조 2항이 무력화되는 결과를 낳는다면서 지분률 양과 범위의 문제가 핵심이 아니라 재벌개혁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교수는 일감몰아주기 뿐만 아니라 계열사 합병, 총수 일가 보수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법이나 공정거래법 개정보다는 증권거래소 상장규칙에서 ‘비지배주주 다수결 제도(Majority of Minority, MoM)’를 도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비지배주주 다수결제도란 ‘총수를 제외한 비지배주주의 다수결로 의결해야 하는 사항들을 별도로 정해 재벌 총수의 사익 편취 등을 차단하는 규칙’으로서, 이스라엘, 인도, 홍콩 등에서 도입한 이후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교수는 또한 국민연금 스튜어드쉽 코드 도입에 대해서도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주주권 행사를 살펴보면 국민연금이 반대해도 통과에 지장이 없으면 반대표를 던지고, 국민연금이 반대해서 부결될 것 같으면 찬성이나 기권을 요구했는데, 100건에 이르는 사례가 이렇게 원칙없이 이사회의 거수기 노릇만 했고, 대한항공 사례가 유일한 예외라고 비판했다. 이에 덧붙여 일본 아베정부조차도 스튜어드쉽 코드를 일본 공적연금을 통해 철저하게 적용하여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 촛불이 세운 정부라고 하는 문재인 정부가 이를 못하고 있으니 ‘아이러니’라고 했다.

박교수는 삼성문제에서도 ‘보험회사는 자산의 3% 이상의 주식, 자산을 보유할 수 없다’는 보험법만 잘 적용해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현재 3%룰의 분자계산방식만 취득가가 아닌 시가로 바꾸어도 삼성생명은 20조 이상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는 개혁의 물꼬가 터지게 되는데, 금융위원장도 할 수 있는 일을 놔두고 금융통합법을 만든다는 식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박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에 대해 평가를 요약하며, 공정거래법이나 그 시행령들은 다 독점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면서 효과적으로 개혁정책이 추진되지 못하는 상황에 안타까움과 회의감을 표시했다.
게다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으로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하고, 제4세대 재벌세습을 허용하는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려고 한다면서 오히려 개혁에 역주행하고 있다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상속세’를 깎아 주거나 차등의결권을 통해 4세대 세습을 열어주려는 것은 보수정권에서도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 일들인데, 촛불정부라고 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매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렇게 되면 중도세력이 이탈하고 보수반동이 되살아나며, 개혁과 진보가 스스로 몰락하는 길을 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시민사회는 오히려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더 잘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도우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서 박상인 교수는 발제에서 재벌세습, 황제경영, 일감몰아주기, 사익편취 등을 해소하는 것은 정의의 문제이나, 현실에서는 한국경제의 구조개혁문제가 가로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박교수는 제이노믹스라고 하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좋은 아이디어이긴 하나, 소득주도성장을 처음부터 밀면서 삐꺽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를 실현하는 공정경제부터 확실히 했어야하는데 소득주도성장부터 먼저 추진하면서 일이 꼬였다는 것이다. 재벌주도수출중심 경제를 그대로 두고 최저임금정책을 추진하니 효과를 보지 못했고, 혁신성장은 박근혜 정부와 차이가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한국경제의 위기는 단지 세계경제가 안 좋아서 성장이 안되는 경기변동상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제조업의 위기와 맞닿아있다고 진단했다. 박정희 개발체제에서 저임금을 바탕으로 대량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제조업이 이제는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데서 한국경제의 근본위기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위기극복의 방향은 중국같은 나라들이 쫓아오고 있는 조건에서 한국제조업의 ‘경쟁력의 고도화’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수요독점과 전속계약을 바탕으로 경제가 블록화되고, 단가후려치기, 기술탈취가 만연한 경제구조에서는 제대로 된 경쟁이 있을 수 없고, 혁신할 유인도 없어지며, 중간생산자들이 실패해도 못 일어서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를 사례로 든 박교수는 경쟁사인 폭스바겐보다 매출액 대비 원가비중에서 부품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12%나 차이가 나는데, 바로 이것이 현대자동차의 경쟁력의 원천이었다고 지적한다. 부품단가를 후려치는 이런 방식은 로우랜드 경쟁력은 유지하나 하이랜드 경재력은 가질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른 사례로 수요독점을 이용한 현대자동차 원청수익률을 100%로 볼 때, 1차밴드 60%, 2차밴드 30% 수익률 구조를 보이는데, 이는 현대자동차 완성차 노동자 임금을 100%로 놓았을 때, 1차밴드 노동자 60%, 2차밴드 노동자 30%로 임금격차 구조와 일치한다. 부품단가 후려치기 구조가 임금격차구조에 그대로 반영되어 아무리 최저임금을 올려도 2차밴드, 자영업자들의 소득은 나아질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가후려치기가 유지되는 강력한 수요독점을 해소하는 것이 한국제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시발점이며, 재벌개혁, 구조개혁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재벌개혁이 가능하려면 단가후려치기 등에 대한 징벌배상이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심문조사, 법원 영장발부, 수색권 등을 부여하는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하고, 기술탈취 등을 방지하여 혁신의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교수는 이같은 개혁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산업구조조정이 진행되는 한계산업에서 독일의 ‘아우토 5000’같은 경험을 배우고, 정부가 나서서 스마트한 SOC사업이나 주거, 건강, 기초생계에 초점을 맞춤 선별복지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인 교수는 발제를 마무리하며 재벌개혁을 위한 제언으로 3가지를 제안했다.

하나는 ‘경제력 집중 해소를 위한 제언’으로 ‘피출자회사가 다른 회사에 출자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강력한 기업집단 출제규제정책, ‘주요 금융회사와 주요 실물회사를 동시에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구조적 금산분리정책‘, ’공익법인, 금융-보험사의 경우 자신이 보유한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을 금지‘하는 정책 등이다.

다른 하나는 ’지배주주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제언‘으로 ’비지배주주 다수결 제도‘의 도입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쉽 코드‘ 안착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갑을 문제 해소를 위한 제언‘으로 ’가맹본부 보복행위 금지‘를 신설하는 가맹사업법 개정, ’광역지자체에 분쟁조정협의회 설치를 가능‘하게 하는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개정, 가맹사업자, 대리점사업자 등에 ’단체협약권리‘를 부여하는 조치 등을 제기했다.

끝으로 박교수는 재벌개혁실행방안으로 시행령이나 지침 개정을 통해 재벌개혁의 물꼬를 시급히 트고, 차기 총선에서 재벌개혁에 대한 구체적 아젠다와 일정을 총선공약으로 제시하도록 유도하는 후보검증, 정책연대활동을 제안하며 발제를 마쳤다.

박상인 교수 발제 원문 <문재인 정부의 재벌정책 2년 평가>
https://drive.google.com/file/d/1bdI5P6gqPcYkmYBZxkPlZkT6l8MUnxuZ/view?usp=sharing

위평량 교수 토론문 원문
https://drive.google.com/file/d/1jeJKCAjyqMblqCz8_FdYhPVL46avnq5s/view?usp=sharing

김장호 기자 jangkim2121@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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