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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은 어떻게 삼성그룹 총수가 됐을까?

기사승인 2019.07.10  10: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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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과 총수

동일인(총수) 변경

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 5월 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동일인 변경으로 삼성그룹 총수가 됐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3조는,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의 계열사를 동일인(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총수)이 혼자 또는 ‘동일인 관련자(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와 공동으로 지분 30% 이상 보유하면 최다출자자인 회사로 규정하고, 순환출자 제한·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 각종 규제를 적용한다. 따라서 대기업집단 규제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동일인(총수)이 누구인지가 정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그룹에서 (동일인 변경을)신청해 변경하지만 필요 시 공정위가 지정할 수도 있는데, 공정위는 삼성 동일인을 변경했고, 현대차도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 최근 동일인 변경 관련 사례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2019))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의 위상

삼성전자는 삼성그룹 매출의 69%를 차지(2018년 1분기 각 사 감사보고서 기준)하고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그룹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지분 보유가 필수다.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2015년 이재용의 삼성전자 지분은 0.57% 뿐이었다. 이에 그룹 차원에서는 비상등이 켜졌고 빠르게 이재용 경영권 승계가 추진된다. 그룹 경영권이 이재용에게 정상적으로 상속 또는 증여되기 위해서는, 13조원에 달하는 이회장의 국내자산에 대해 약 6조원 정도의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내야 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 삼성과 이재용은 제일모직을 통해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식을 추진한다.

결과적으로 분식회계와 합병 등 탈법을 통해 이재용은 삼성물산의 대주주가 됐고, 이를 통해 이재용은 삼성전자 지분 4.6%를 소유해 사실상의 그룹 총수로 등극했다.

▲ 왼쪽 : 2015년 삼성물산 합병 전 삼성그룹 지배구조, 오른쪽 : 2018년 삼성물산 합병 후 삼성그룹 지배구조(자료 : 각 언론사)

삼성물산 합병과 국민연금의 찬성 의결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주식의 4.1%를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삼성물산 지분을 이재용의 소유로 돌리면 자동적으로 삼성전자 지배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상장사이며 그룹의 대표기업으로 주식가격이 높았다. 따라서 이 주식을 직접 구입하지 않고, 비상장 회사를 사서 이를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비상장 회사는 제일모직이었다.

합병과정에서 이재용의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 주식(25.1%)을 이재용의 지분이 없는 삼성물산 주식보다 높게 평가했다. 즉 매출 5조원의 제일모직이 매출 28조원의 삼성물산보다 3배의 가치가 있다고 3:1 비율로 합병한 것이다. 그 결과 이재용은 시가 6조원이 넘는 (통합)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구 삼성물산 주주들은 합병에 반대했으나, 국민연금이 이런 비율의 합병에 찬성해 삼성물산 주총에서 2/3를 통과할 수 있었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61%, 제일모직 지분 5.04%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데도 삼성물산 지분을 낮게 평가하는 합병을 의결했다. 그 결과 국민연금이 보유한 합병 삼성물산 보유 주식가치는 1조 5186억원으로,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의 양사 지분가치(2조 1050억원)와 비교해 27.9%(5865억원) 손실을 입었다. 이는 다른 주주들이 입은 피해보다도 훨씬 컸다.

촛불혁명 이후 박근혜와 공모해 국민연금 의결을 추진한 문형표(국민연금 이사장), 홍완선(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특검의 기소로 모두 구속됐다. 홍완선은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이재용을 8번이나 만나고, 기금운용본부 위원 3명을 의결 이틀 전에 교체했는데 이들은 모두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삼성물산 합병 정당화를 위한 분식회계

여기서 3:1 비율의 무리한 합병을 정당화시켜주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의 분식회계가 동원됐다. 제일모직의 자회사 삼바는 출범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보지 못해 기업가치가 3조원 정도로 평가됐다. 그러나 삼성 미래전략실 등은 삼정 회계법인 등과 공모해 삼바의 기업가치를 8조원으로 부풀렸다.

삼바의 기업가치가 갑자기 5조원 가량 높아진 근거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가 올랐기 때문이다. 이는 회계기준을 임의적으로 바꿔 장부가치를 조작한 것으로,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를 회사 이익을 위한 고의적인 분식으로 판정했다.

2019년 검찰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안 모 부사장을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등의 이유로 구속했다. 에피스는 직원 수십 명의 노트북과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VIP’, ‘합병’,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파일을 영구 삭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삭제한 파일을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문건을 만들어 금감원에 제출한 정황도 드러났다.

▲ 사진 : 뉴시스

삼바(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의 피해자와 수혜자

삼바 사태 최대의 피해자는 우선적으로 국민이다. 삼바 사태와 삼성물산 합병 등은 궁극적으로 이재용이 부담해야 할 상속·증여세 6조원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다. 결과적으로 국가 세수가 감소됐는데, 6조원이면 최저임금 1만원을 모든 노동자에게 실시할 수 있고, 제대로 된 비정규직 정규직화 전환이 가능한 재원이다. 또 노동시간단축(주 52시간)을 예외나 유보 없이 당장 실시할 수 있는 금액이다.

다음으로 국민연금 5865억원의 손실은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젊은 세대들이 이 만큼의 금액을 세금으로 더 부담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노후세대의 연금 수령 액수가 줄어들거나 지급 일정이 수년 더 늦어질 수 있다.

또한, 합병으로 손해를 본 삼성물산의 개인투자자들도 희생자이며, 분식회계로 인해 증권시장이 불안정해져 손해를 본 다수의 투자자들도 피해자이다.

반면, 삼바로 인한 수혜자는 무엇보다도 삼성그룹의 총수가 된 이재용이다(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인정돼 공정거래위 자료에서 총수로 인정된다).

다음으로 박근혜, 최순실, 문형표·홍완선(국민연금 이사들) 등은 각각 뇌물, 자리보전 등의 대가를 받았다. 공범인 이들은 당시엔 최대 수혜자였지만 촛불혁명으로 적폐청산 과정에서 구속됐다.

또한, 무엇인가 대가를 받고 회계부정을 묵인해 준 금융관료들, 공모한 회계법인들이 있다. 이들의 범죄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고 소송 및 감사가 추진 중이다.

삼바는 삼성공화국의 대국민 사기극이다. 국민연금을 희생시키고, 분식회계에 기초한 삼성물산 합병은 무효이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재용으로 총수를 변경한 것도 무효다.

김성혁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장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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