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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물자 원조달라에 기생하여 성장해온 재벌

기사승인 2019.07.22  10: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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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적 경제민주화의 길(12)] 한국재벌형성의 역사② 원조경제와 재벌

해방 후 한국의 미래 재벌들은 ‘적산불하’로 한몫 잡아 종잣돈을 모은 뒤 미국의 원조에 기생하여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원조에서 차관으로 전환된 60년대에는 차관과 직접투자 및 합작을 통해서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여 예속자본 매판재벌의 꼴을 갖추어간다. 

▲ 원조로 들어온 미 잉여농산물 밀가루(위), 1955년 한미잉여농산물도입협정(레이시 주한미군대사와 유완창 부흥부 장관) 조인장면(아래 왼쪽), 하역중인 미국 원조물(아래 오른쪽)

미국의 ‘친미국가전략’을 위한 최고의 발명품, ‘원조’
미국은 2차세계대전 이후 소련과 중국을 포위봉쇄하는 냉전체제를 구축하면서 한반도를 미국의 군사·정치적 목적을 대변하는 반공의 보루로 전환시키고자 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반공정권을 창출하고, 쇼윈도우 자본주의를 실현하되 자립적 민족경제의 싹을 잘라버리고 미국의 필요에 따라 경제운용이 가능한 예속적 체질이 보장하는 것이어야 했다. 고심 끝에 미국이 찾아낸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바로 ‘원조’였다. ‘원조’는 한국민에게 미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주면서도 미국내 잉여생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었다. 무엇보다 ‘원조’는 자주국가와 자립적민족경제실현을 요구하는 한국민중의 저항을 무마시키면서 정치적 지배권을 확보하고 한국경제를 미국의 요구에 맞게 개조시킬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었다. 
 
미국의 4단계 원조, 휴전 후 ‘부흥원조’로 본격 지원
미국의 한국원조는 1945년 9월 미군정에 의한 '점령지역 행정구호계획'(GARIOA) 원조로 시작되는데 당시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긴급구호를 위해 총 4억 900만 달러가 지원됐다. 미국경제협조처(ECA) 경제원조는 이승만 정부수립 후 1949년부터 시작하여 한국전쟁으로 중단되었다가 전시긴급구제계획(SEC)로 바꾸어 1953년까지 총 2억 100만 달러가 지원됐다. 한국전쟁 중에는 전시긴급구호원조로 유엔이 제공한 한국민간구호계획(CRIK) 4억 5,700만 달러와 국제연합한국재건단(UNKRA)원조 1억 2,200만 달러가 제공되었다. 본격적인 원조는 휴전 이후 군사원조를 중심으로 하는 부흥방위원조로 미국의 대한반도 방위력구축정책을 위해 '대외활동본부(FOA) 원조'와 이어진 '국제협조처(ICA) 원조'였다. 미군 및 한국군에 의해 파괴된 생산시설을 부흥하고 경제안정을 이룩하겠다고 ‘부흥원조’를 행했는데, 부흥원조는 사실상 군사물자반입이었고 휴전협정위반이었다. 1955년부터 도입된 ICA 원조는 1961년 7월까지 17억 4,300만 달러에 이르러 해방 후 전체 원조액의 76%에 이르렀다. 시설재와 소비재가 4:6의 비율로 도입되고 막대한 잉여농산물까지 들어왔다. 1950년대 원조는 약 30억 달러에 달했고 당시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원조의 비중은 국가예산의 50%에 이르는 절대적인 것이었다.

원조물자 원조달라에 기생하고 특혜로 자란 매판자본
미국의 경제원조는 군사원조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띠면서 그 기능은 이승만 친미정권을 강화하고 동시에 예속적 매판자본을 육성시키는 작용을 하였다. 미국의 원조물자는 한국정부에 의해 판매된 뒤 그 판매대금(=대충자금)은 정부예산으로 돌려지는데, 원조물자 판매대금은 한국정부의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내외로 매우 막중했다. 미국은 대충자금을 이용하여 한국정부에 체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물자가 무상으로 들어오기는 했지만, 한국정부가 원조물자를 팔아서 마련한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 결정하는 권한은 한미 합동경제위원회에 있었고, 미국이 사실상 좌지우지했다. 원조물자 판매대금의 상당 부분은 미국산 무기와 제품을 사는 데 쓰였고, 이승만 정권과 매판자본은 원조물자의 판매과정에 기생함으로써 몸집을 키웠다. 
미국이 한국에 제공한 원조물자는 미국내에서 팔리지 않고 쌓여있던 상품 중에서 남아돌아가던 잉여농산물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미국농산물의 생산비는 한국농산물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했다. 값싼 미국농산물이 원조형태로 들어왔을 때 그것을 손에 넣기만 해도 커다란 횡재가 되었다. 많은 매판자본들이 값싼 원조물자를 배정받아 급속히 살쪘다. 완제품이 모두 흰색이어서 흔히 삼백산업이라고 불리워졌던 밀가루를 가공하는 제분업, 원면과 원사를 가공해 옷감을 만드는 면방직업, 원당을 활용한 설탕제조업인 제당업은 워낙 값싼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 팔았고 그 수익은 대단했다. 삼백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던 제일모직, 제일제당 등이 오늘날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 삼성의 기반을 이루었고, 럭키, 삼호, 대한, 동양, 쌍용도 이때 한몫 잡게 된다. 당시 제분회사 사장은 ‘밀가루 한 포대에 56원 60전을 남기고 있었는데 밀가루를 팔아 돈을 번다기보다 돈을 시장에서 쓸어모으는 형편이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원조물자는 원조자금으로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원조자금은 누가 받는가에 따라 자본의 희비는 엇갈렸다. 원조자금은 거의 재벌들이 독차지했다. ICA 원조자금이 제일제당과 삼양제당에 55만달러, FOA자금도 제일제당과 삼양제당에 1천6백40만 달러, 한국나일론의 나일론사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DLF자금이 2백18만 달러 이런 식이었다. 이런 원조차관을 받은 자본이 럭키금성, 동아제약, 두산, 대한전선, 한국유리 등이다.

소비재수입과 인플레도 재벌의 돈벌이에 큰 도움  
재벌들이 돈을 버는 방법에는 소비재의 수입에도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뛰는 통에 물건을 수입하는 만큼 이익이 남았는데 수입에 드는 돈도 국가에서 특별 외화대부, 특별 선대 등으로 빌려주었다. 이병철의 ‘삼성물산’, 정주영의 ‘현대상운’, 럭키 구인회의 ‘반도상사’가 바로 이 소비재 수입을 노리고 만든 업체들이다. 전쟁 시기에도 재벌은 민중의 희생을 딛고 돈을 버는 좋은 기회로 작동했다. 이병철은 ‘1951년 1월10일 마침내 삼성물산 주식회사를 새로 설립했다. 삼성물산은 설립 1년 후의 결산에서 ’3억 원의 출자금이 그 20배인 60억 원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인플레도 돈 버는데 큰 몫을 했다. 인플레는 재벌들이 물건을 비싸게 팔 수 있게 했고 반대로 은행에서 빌린 돈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1955년과 1956년에 인플레가 거의 65%에 이르렀지만 은행이자는 수출자금의 경우 14%였으니, 51%가 남는 장사였다. 인플레를 감산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금리였다. 재벌은 이승만 정권 말기 추진했던 은행 민영화에도 개입하여 결국 은행돈까지 주무르기 시작했다. 

원조물자 배정을 받지 못한 소규모 중소업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면방직 밀가루 산업 등의 분야에 종사하던 소규모 중소업체들은 급속한 몰락의 과정을 걷게 된다. 중소기업의 몰락은 이들에게 원료를 공급해왔던 농민들이 시장을 상실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후 한국은 완전 100% 미국면화수입국이 된다. 뿐만아니라 식량부족을 핑계로 쌀, 보리, 밀 등 다량의 농산물이 쏟아졌고 국내수요를 넘어서게 되어 농산물 가격은 하락했고 농민들은 버틸 수가 없었다. 농민들은 보따리를 사서 고향을 등지고 도시로 몰려들어 사실상의 실업자집단으로 전락되었고 이로 인해 저임금노동자구조의 희생양이 되었다. 결국 미국의 경제원조는 중소기업과 농촌에 대한 파괴로 이어졌고, 자기나라 원료를 통한 공업과의 유기적 결합을 통한 자립경제의 기초를 파괴해 버렸다. 오직 ‘적산불하’를 계기로 벼락출세한 매판재벌만이 미국의 제국주의적 이익을 보장하는 미국의 경제원조에 철저히 기생하여 다시 한번 한몫을 단단히 챙겼던 것이다. 미국은 어려움에 처한 한국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단시 ‘원조’를 했을 뿐인데 결과는 남한경제를 미국 입맛대로 개조하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시켜 주었다. 이렇게 신출귀몰한 조화를 일으키는 ‘원조’정책을 미국은 ‘바퀴의 발명’ 이래 ‘최대의 발명품’이라고 자랑했다. 
<다음은 차관경제와 재벌 편이 이어집니다> 

이경자 객원기자 webmaster@minplus.or.kr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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