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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회담 결렬, 무엇이 문제였던가?

기사승인 2019.10.07  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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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스톡홀름 북미 실무회담은 결렬되었다. 그만큼 북미 간에는 불신의 골이 너무 깊고 크다는 것을 상징한다. 동시적으로 이후도 쉽지만은 않을 북미회담을 예고해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만 북미 간, 남북 간 회담의 모멘텀(momentum)유지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첫째는, 미국은 하노이 회담 무산이후 당시 최선희 북 외무성 제1부상이 한 발언, “미국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라고 한 말을 절대 빈말로 여기지 않아야 한다. 

즉, 하노이 회담 때의 예의 그 ‘실질적 합의안’이 다시는 북미 간 회담테이블에 올라오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름하여 ‘영변+@’가 이제는 북미 간이 잠정합의(=핵동결)할 수 있는 입구보다는 출구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북은 이번 스톡홀름 북미 실무회담 결렬을 보도하면서 “미국은 이번 협상을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으며 저들의 국내정치 일정에 조미 대화를 도용해보려는 정치적 목적(강조, 필자)을 추구”하는데서 확인받듯이 북미 간 회담을 트럼프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악용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북미 간 새로운 관계수립이라는 목표를 트럼프 자신의 개인 정치목적에 이용하지 말라는 메시지이다. 

구체적으로는 ①재선활용을 위한 자신의 외교적 업적으로 둔갑시키지 말라는 것이고, ②지난 하노이회담 때 코언 청문회가 그 이슈를 덮었듯이 최근 트럼프가 외국 정상(우크라이나)과 통화하면서 국가안보 측면에서의 부적절한 발언이 불거졌는데, 이에 대해 트럼프 자신이 내부 고발을 당해있고, 그 때와 똑같은 그런 정치적 인화성 때문에 이를 덮기 위한 정략적 도구로 활용되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셋째는,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의 가장 큰 본질적 요인 중의 하나인 포괄적 합의주장 부분에 대한 철회문제이다. 

다시 말하면 이 주장을 철회해야만 미국은 ‘새로운 방법’을 상상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근거는 이 주장이 겉보기에는 매우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못해서 그렇다.  

이유 ①미국과 북은 핵을 보유하고 있는 전략국가들이다. 그런 전략국가들의 핵협상은 그 관계가 대등하고 동등해야한다.  

그렇다면 북이 이 주장에 동의되려면 미국도 그에 상응하는 그런 조치를 똑같이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북의 일방적인 비핵화이행 로드맵이라면 북은 이를 절대 수용할 수가 없는 것이다.

②이유는 또 있다. 위 ①과 같이 북이 이 포괄적 합의에 동의되기 위해서는 미국도 이 포괄적 합의에 동의해야 하는데, 그런 것; 미국자체의 비핵화이행 로드맵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것이 과연 실효적으로 가능하겠는가? 가능하지 않다면 이 주장은 현실성이 없는 것이고, 다른 말로는 비핵화회담을 하지 말자는 것과 하등 다르지 않다. 

결론적으로 이렇게 미국이 주장하는 방식, 포괄적 합의방식이 북으로부터 수용되기 위해서는 이 방식이 미국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지거나, 그렇지 않다면 북이 주장하고 있는 단계적, 동시적, 등가적 이행방식을 미국은 수용해야 한다. 
 
즉, 한반도비핵화라는 정의적 개념이 북과 미국 둘 다 공히 비핵화 추진대상임으로 인해 포괄적 합의방식이 그 설득력을 가지려면 미국과 북 양 국가 공히 다 적용되어져야 하고, 그렇지 않고 한쪽에만 일방적으로 적용되어져야 한다면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합의목표에 가깝다. 

그래서 포괄적 합의는 현실적으로 볼 때 필자가 누누이 말해오고 있듯이 북미 간 신뢰의 최종단계에서나 확인할 수 있는 그런 합의목표이지 지금 당장 합의해내어야만 하는 그런 문제는 결코 아니다. 연동해 지금 당장은 신뢰관계의 정도에 맞게 맞춤형 비핵화전략을 양 국가가 구사해내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른바 양국이 단계적, 동시적, 등가적 이행을 통해 핵동결을 이뤄내고, 이에 바탕해 포괄적 합의는 최종 출구단계에서나 합의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넷째는, 북이 2020년까지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의 마지막해라는 이유를 들어 북도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는 그런 희망적 사고에 빠져들어가서는 안 된다. 

즉, 북이 내년까지 경제적 성과를 내고, 인민생활향상에 가시적 성과가 있어야만 김정은 체제도 안정화될 수 있어 북도 조급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북미 간에 진행되고 있는 비핵화협상에서 북도 일정한 성과를 내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논리가 이들 주장의 핵심이다. 다시 말하면 북이 세워놓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때문에 북이 그러한 주장-단계적, 동시적, 등가적 주장을 하고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약점을 감추기 위한 위장주장에 불과하고, 실제에 있어서는 경제가 좀 돌아가 인민생활향상이 좀 이뤄져야만 김정은 체제가 유지될 수 있어 김정은 위원장도 실제로는 매우 급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논리로 북도 새로운 계산법에서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자꾸만 해내는 그것 자체가 북을 매우 얕잡아 보거나 북을 몰라도 너무나도 모르는 무지의 소치라는 말이다. 이름하여 매우 그럴듯한 포장으로 보이지만, 이 논리에는 북을 몰라도 너무나도 모르는, 혹은 그것이 아니라면 의도적으로 북을 호도하고 있다.  

①왜 5개년계획이 아니고 전략(강조, 필자)인지 잘 음미해볼 필요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간과이다. 또 북은 제재에는 이골이 난 국가이다. 사회주의체제가 수립되고 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끝으로는 북은 물질적 풍요보다 사상의식을 강조하는 그런 사회, 이른바 ‘사상결정론’이 채택되어 있는 그런 국가이다. 풀어쓰면 사상의식이라는 것은 사람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어 사람의 모든 활동을 규제하고 조절, 통제하는 매우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설령 그런 계획(전략)을 세워놓았다 하더라도 왜 달성 못했는지가 충분히 설명되면 북 주민은 이를 사상의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②무엇보다는 김정은 체제는 이미 5개년전략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운영되고 있다. 수령체제가 갖는 특성, 수령-당-대중이 혼연 일체가 되어 있는 사회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해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북이 연속적으로 계속 담화를 내면서, 또 이번 스톡홀름 결렬 이유를 밝히면서 발표했던 성명에 “미국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제도적 장치들을 제거하는 것”에 미국은 정말 진정성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이른바 ‘안전과 발전담보’에 대해 미국은 확실하게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아야만 한다.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김명길 스톡홀름 실무대표가 내뱉었던 “이번 회담을 아주 역스러운(역겨운) 회담으로 생각한다”는 그런 불쾌감마저도 앞으로는 영영 듣지 못하고, 미국 자신에게는 실질적 군사적 위협인 핵전력 강화의 길인 ‘새로운 길’을 맛보게 될 것이다. 동시적으로 왜 하노이 회담결렬 이후 ‘천재일후의 기회’를 놓쳤다고 했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한편, 스톡홀름 회담 결렬이후 대한민국 문재인 정부에 나서는 과제도 보다 분명해진듯하다. 

다름 아닌, 한미동맹에만 기대 북을 압박할 생각만 하지 말고, 한반도 비핵화 당사자로서 한반도 비핵화의 그 길을 실질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한미합동 군사훈련, 주한미군, 전략무기와 같은 그런 문제들에 대해 미국을 민족공조적 관점에서 (북과) 함께 설득해내어야 할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혹은 그럴 자신이 없다면 한반도비핵화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어설프게 당사자 역할이네, 중재자 역할이네, 가교적 역할이네 그런 역할론과는 결별하고, 북미 간 쌍무적 관계로 풀게 하고, 문재인 정부는 보다 집중하여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광범위한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복원하는데 전력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북미관계를 간접 지원하는 전략이 맞는 것 같다. 또한 항구적인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전략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이행경로보다는 평화체제 구축을 입구로, 비핵화를 그 출구로 하는 전략으로 선회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강경화 외무장관의 발언처럼 미국의 입장만 무조건 쫓는 그런 대미 추종적 자세도, 또는 북미회담 뒤에만 숨어 있거나, 그것도 아니고 무조건 미국의 입장만 쳐다보는 그런 수동적 자세가 아닌 그 반대, 즉 북과 민족자주와 자결의 관점에서 상의하고, 4.27판문점선언에서 확인한대로 민족공조의 관점에서 비핵화 입장을 정리해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해 미국을 설득해 내어야만 하는 그런 적극적인 자세가 여느 시기보다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고 여전히 ‘일희일비 하지 않고’, ‘대화동력 계속 유지되길’ 운운하는 그런 외교적 워딩으로 상황만을 관리하려 든다든지, 아니면 미국 눈치만 보고 있어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한반도비핵화문제해결의 일 주체가 될 수 없고, 남북관계의 담대한 진전도 없다.  

이번 스톡홀름 결렬이 주는 교훈은 이렇듯 미국만을 추종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 놓고 기다릴 때는 한반도문제의 당사자가 절대 될 수 없음을 각인시켜 준다. 

 

김광수 약력 
 
저서로는 『수령국가』(2015)외에도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현재는 부경대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로 출강한다.

주요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외 다수가 있다.

김광수 정치학 박사(북한정치 전공)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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