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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박근혜 정권이 모르는 4가지

기사승인 2016.08.05  18: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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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이정훈의 여명의 눈동자(7)

‘여명의 눈동자’ 긴 밤을 뚫고 나오는 희미한 빛. 아직은 어둠이 지배할 때 멀리 한줄기 밝음이 캄캄한 어두움을 서서히 밀어내는 황홀경. 전환의 시대 그 웅혼한 빛을 추적하는 까만 눈동자. 한국사회의 ‘전환기 여명’을 추적한다.[필자서문]
   
▲ 사진 출처 : 청와대 홈페이지

박근혜 정권은 현 상황을 다음과 같이 판단하는 것 같다. 첫째,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에 쉽게 보복하지는 못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누그러들 것이다. 둘째, 미국은 다가오는 한국의 정권교체시기 사드를 적극 받아준 박 정권과 친박계를 다시 지지할 것이다. 셋째, 북한(조선)의 남북공조 제안(남북 군사회담, 당국자회담, 남북해외 연석회의)은 진정성이 없는 남남 갈등을 노린 통일전선전술로 고려할 가치가 없다. 넷째, 성주군 사드배치 문제는 보완, 보상책을 마련해 대처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잦아들 것이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오류다. 그리고 이는 박근혜 정권에게 치명적 실수로 남을 게 분명하다.

이런 오류로 인해 박 정권은 국내외 지지기반을 완전히 상실하고 저들의 소원인 재집권 전략도 결국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글로벌 ‘핵균형’ 전략에 대한 무지

박 정권은 국가와 민족은 고사하고, 최소한 자신의 생존전략을 위해서라도 지금 세계 판도가 어떻게 돌아가는가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핵무기는 인류가 개발한 절대무기이다. 듣기 좋은 오바마의 ‘핵 없는 세상’이라는 외교적 수사와는 다르게 현실은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외견상 양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질적으로는 증강되고 있다. NPT(핵확산금지조약)의 핵무기 감축과 비확산, 그리고 다양한 미-러간 핵무기 감축협정과 선언에도 불구하고, 근래 주요 핵보유국을 중심으로 한 핵 군비경쟁은 작용과 반작용의 방식으로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 핵무기는 계속 질적으로 현대화하며 더 파괴력이 강한 무기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런 군비경쟁을 촉발하는 나라는 다름 아닌 미국이다.

울리야노프 러시아 외무부 비확산 군비통제국장은 지난 3월 러시아인터넷매체 스푸트니크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현재 미국 행정부의 핵무기 현대화가 전례 없는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전 미 행정부에서 이렇게 하는 경우가 없었다. 핵 없는 세상의 신속한 건설에 대한 미국의 공개적 선언과 실제적 정책 사이에 명확한 디커플링(비동조 현상)이 여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핵무기는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에 의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됐는데 그 뒤로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맥아더가 중국군 참전을 계기로 미국 정부에 핵무기 30발 투하를 제안했고, 또 트루먼이 한국전쟁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개한 것은 유명하다. 인류역사상 두 번째 핵 피폭 위험을 우리민족은 가까스로 피해갔는데, 당시에 핵무기를 투하하지 않은 여러 이유들 가운데 하나는 당시 소련의 핵 보유였다.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주요 이유는 핵 피해의 처참함과 도덕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주로는 상대국이 다시 보복할 핵무기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것을 어려운 말로 ‘상호확증파괴’에 기초한 ‘핵 전력균형’과 ‘핵 억제력’이라고 한다. 인류가 앞으로도 과거처럼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는데, 이는 큰 오산이다. 현 인류사회는 그렇게 도덕적이고 이성적이지 않다.

세계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핵균형’이 무너지면 핵은 언제든지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돼있다. 그래서 세계 핵이 모두 없어지기 전까지 기간인 ‘핵 과도기’에 핵무기 사용을 막는 현실적 방도는 핵 균형과 핵 억제력이다. 핵전쟁을 막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는 모순이 이 시기의 불가피한 특징이다. 따라서 단순한 핵 반대가 아니라 ‘핵 균형’이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하며, 핵 균형이 어떻게 이뤄지고 또 깨질 수 있는지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세계 ‘핵 균형’을 깨는 주된 요소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핵무기 보유국들이 새로운 차세대 첨단 전략·전술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MD(Missile Defence)시스템을 구축하여 상대방 핵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두 가지 모두 주요 핵보유국 사이에서 현재 진행 중이다.

▲ 록히드마틴사가 생산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진 출처 : 미 국방부 홈페이지]

2. 미-러 핵대결과 미국 MD전략에 대한 무지

미국이 소련붕괴 이후 세계에서 단일 핵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새로운 전략이 바로 MD 구축이다. 냉전시기인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가 추진한 ‘별들의 우주전쟁’으로 불리는 허황된 MD전략이 부침을 거듭하다가 본격적으로 다시 떠오른 게 2000년 부시 행정부 때다.

레이건 행정부가 추진한 일종의 MD전략인 SDI(Strategic Defense Initiative. 전략방위구상)은 이후 NMD((National Missile Defense. 국가미사일방어), TMD(Theater Missile Defense. 전역미사일방어), GMD(Global Missile Defense. 전지구적미사일방어) 등 다양한 이름으로 진화했다. 이는 소련이란 적을 잃어버린 미 군산복합체의 요구와도 일치했는데, 미국은 현재 무려 1조2000억 달러(1200조원) 정도를 MD개발에 책정해놓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자주 듣던 유명한 미-소간 전략무기 감축협정들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지난 냉전시기 미국은 왜 전략 핵무기 감축을 소련에 적극 제안하고 합의했을까? 소련이 무너진 뒤 미국은 실제로 전략무기를 감축할 의지가 있었던 것일까?

NPT(핵확산금지조약)는 세계 핵무기와 핵 확산 문제를 합리적으로, 또 현실적으로 관리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시기 세계 핵문제는 통상 세계 핵전력의 상당수를 보유한 미-소련(러) 양국의 핵정책의 결과에 좌우됐다. 1972년 맺은 SALT(Strategic Arms Limitation Talks. 전략무기제한협정). SALT의 후신으로 1982년 시작된 START((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 전략무기감축협정) 등 전략무기 제한 또는 감축 협상은 역사적으로 유명하다. 미-러 간에 NEW START(2010년)와 같은 핵군축 협상은 아직 유지는 되고 있다.

1970년대 이전 소련은 대미 핵무기 열세로 핵군축에는 큰 흥미가 없었다. 그런데 1970년대를 넘어서면서 미국의 핵능력보다 소련의 핵능력과 우주개발, 핵개발 속도가 더 빨라졌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숫자에서 미국을 추월하기에 이르렀다. 소련도 나날이 확대되는 핵 군비경쟁의 소모성과 위험성에서 벗어날 필요를 인식했다. 미국의 적극적인 핵군축 제안 배경은 실제 핵사용 위협에 대한 상호 안보상 대처 필요성뿐이 아니었다. 군비경쟁과 핵전략 균형에서 미국이 수세에 놓이는 위기에 대처해야할 절박한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핵 군비경쟁 도중에 소련은 무너졌고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구소련 핵무기는 모두 러시아로 이전됐지만 러시아는 핵무기를 더 개발할 의지도, 여력도 없었다. 다시 세계 핵주도권을 미국이 쥐게 된 것이다. 미국은 이제 러시아와 핵감축 협상에 더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미국은 다시 유일 핵 패권국을 꿈꾸었다. 그 기회에 러시아 핵전력을 단계적으로 제거하려 했고, 여기에 구소련과 합의한 START(전략무기감축협정)를 적극 활용하려 했다. 러시아가 소련시절 맺은 전략무기감축협정을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 러시아와 START 협상을 진행하며 ‘핵 없는 세계’를 추진한 게 아니라 사실상 핵무기 현대화와 핵 패권 복구라는 이중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미국은 핵 패권을 구축하기 위한 수단으로 MD전략을 부활시켰고, 그 실현을 위한 장애물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2001년 부시 행정부가 소련과 1972년 맺은 ABM(Anti-ballistic Missile, 탄도요격미사일)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한 게 그 시작이었다. ABM은 START의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ABM 조약의 붕괴는 곧 START의 내용적 붕괴로 이어진다. 미국이 ABM을 깬 역사적 배경은 소련의 붕괴였고, 의도는 MD의 부활이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10년 '뉴 스타트'에 서명했다. 양국은 전략 핵탄두 보유기수를 오는 2018년까지 1550기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2012년 기준 미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1722개, 러시아는 1499개로 미국이 러시아보다 223개 많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핵탄두 운반수단도 기존 1600기에서 800기 이하로 감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창고에 쌓아놓은 재래씩 핵무기 양은 줄이면서도 핵을 질적으로 현대화하는 내용에 대한 규제는 없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핵전쟁 가능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은 결코 엄살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내전과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당시 푸틴은 서방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을 준비했었다고 지난해 러시아 국영TV ‘러시아1’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중국이 G2를 추진하는 사이 미국은 단계적으로 미국 방위를 넘어 전 지구적으로 MD 범위를 확대해 갔다.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배치되는 미국의 동유럽 MD 확장 정책을 멀리서 불구경하던 중국이 한국의 사드배치를 보며 이제야 반MD 공조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 출처 : 유튜브 캡쳐

3. 중국·러시아의 처지와 보복정책에 대한 무지

경북 성주군에 배치 예정인 사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인 문제다. 미국의 냉전 이후 세계 패권전략과 북·중·러의 다극화 전략이 여기서 전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봉책이나 일시적 무마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다.

중국은 300기 정도의 핵탄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등소평의 개혁개방 정책으로 미국과 평화공존을 선택한 뒤 중국은 미국과 군비경쟁을 촉발하며 대립할 수 있는 급격한 핵전력 강화를 스스로 피해왔다. 즉 중국의 안보를 담보할 제한적 ‘핵 억제력’에 충실했던 셈이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핵전력을 현대화하면서도 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하며 핵 기득권 체제와 미국과 국제공조를 유지하는 대미 협조전략을 추진하는데 만족해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이 G2의 환상에서 깨어날 수밖에 없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만약 미국의 MD가 한국으로 확장되면 중국은 핵 억제력을 더 공격적으로 증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중국은 한반도 사드배치를 냉전시기 미-소간 벌인 ‘쿠바 마시일 위기’와 같은 수준의 ‘미국의 도발’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핵을 무력화하는데 실패했다. 러시아는 다시 핵전력을 증강하며 미국의 MD전략과 대립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중국 이외에 미국에 맞서는 핵 억제력을 독자적으로 갖추고 있는 유일한 나라는 북한(조선)이다. 북한(조선)은 미국에게 한반도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것도 아니면 전쟁과 평화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또 선제 핵공격이 미국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영원히 지났다고 공언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와 남한 사드문제로 기존 전략무기 정책과 대미 정책을 고심해야할 상황에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바라보는 한국의 사드 문제는 한-중, 한-러 외교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에게는 핵심적인 안보이익이 직결된 문제이다. 중국의 대미 군사외교정책과 전략 문제이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양보 또는 양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중국은 MD 배치를 저지할 한국 정권의 출현을 위해 처음으로 한국 대선에 직간접적 영향력을 동원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근혜 정권은 한국 내 중국의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키운 정권으로 기록될 것 같다. 인민일보 4일자 내용이다. “중·러 양국은 동북아가 새로운 냉전상태로 빠져드는 것을 원하지 않고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군비경쟁이 시작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중·러는 앞으로 한미가 예측하지 못하고 감당할 수 없는 반격 조치로 사드배치 강행에 대응할 것이다.”

▲ 중국공산당 창립 95주년 기념식이 지난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렸다.[사진 출처 : 신화망 한국어]

4. 북한(조선)과 미국에 대한 무지

현재 박 정권과 새누리당의 주요 관심사는 안타깝게도 한국의 미래 국가 이익과 전망이 아니다. 정권 재창출, 즉 재집권 전략이다. 새누리당 같은 한국의 수구보수정당이 정권 획득과 유지를 위해 미국의 입장에 충실하려는 것은 기본 속성이자 오랫동안 굳어진 습성이다. 미국에 대한 ‘충성’이 차기 정권을 보장하리란 큰 기대를 여전히 갖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지금 그렇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4.13총선 이후 민심의 대세는 이미 청와대와 친박계를 떠났다. 현재 박 정권의 지지도는 집권 이후 최하이고, 민심은 아래로부터 크게 동요하고 있다. 친박계가 보수세력 안에서 배척받는 주요 이유는 청와대의 패쇄적 정국운영뿐 아니라 이들이 ‘포괄적’ 보수집권 플랜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친박계의 목표는 새누리당 정권 재창출이 아니라 ‘친박 정권’ 재창출로 보인다. 4.13총선 이후 내부 계파투쟁은 이전투구 양상으로 더 심화되고 있으며, 수구보수의 정권 재창출 기반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친박과 비박 친이계의 계파싸움이 검찰수사를 통해 확대되는 양상이다. 조중동 등 수구보수매체조차 친박의 행태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친박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한데도 친박의 집권욕이 새누리당을 축으로 한 전반적인 보수집권 기반을 허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친박계의 재집권 프로그램에 동의하리라고 보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미국은 현재 대북 문제에서 딜레마에 빠져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진퇴양란의 총체적 난국이다. 이 문제가 정리되기 전까지는 수구보수정당의 차기 집권을 당연히 선호할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대북 적대정책 실행을 위한 하위동맹으로 박 정권을 활용해왔다. 미국은 만약 있을 수도 있는 한국 정권교체 이전에 사드배치를 서둘러 강력히 요청했고 박 정권은 이를 받았다.

박 정권이 사드를 받는 순간 자신의 기대와 다르게 박 정권은 수명과 용도를 다한 것 같다. 미국이 이후에도 친박계를 지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말이 있다. 토끼사냥이 끝나고 나면 사냥개는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말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 극보수층 민심조차 새누리당을 대체할 ‘새 옷을 갈아입은’ 새 보수정당이 등장하면 그를 지지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청와대가 북의 ‘남북해외 연석회의’ 제안에 대해 조건반사식으로 ‘남남갈등을 노린 통일전선전략‘이라는 관성적, 수세적 평가를 내리는 것은 한편으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도 북의 제안에 대해 한번쯤은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북한(조선)이 박 정권의 변화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남북해외 연석회의를 제안했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민족대결과 전쟁위기를 남북협력과 공조로 해결하자는 진정성까지 전부 무시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박근혜 정부의 민족 대결정책과 과거를 더 이상 묻지 않고 새 출발 하자는 제안을 한번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 주도하는 극단적인 대북 적대정책 추종을 그만둔다면, 박 정권이 필요한 만큼 선택적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북 정치협상 제안에 대한 선택의 폭은 대결적 입장만 철회한다면 거꾸로 남한 정부가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박 정권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출로가 될 수 있다. 예고된 몰락의 위기에 처한 박 정권을 벼랑 끝에서 민족공조로 되살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어서다. 남북 당국자 회담과 연석회의 제안은 북한(조선)이 박 정권에게 건네는 마지막 제안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행태를 보면 박근혜 정권이 이를 구분할 안목은 없어 보인다. 그게 안타깝다.

 

* 이정훈 위원 은 1985년 고려대 광주학살원흉 처단투쟁위원회 위원장, 삼민투 위원장을 지냈다. 서울 미문화원 점거농성으로 3년 옥고를 치른 뒤 오산과 수원에서 노동자회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런던대 아시아태평양 지역학 석사과정, 민주노동당 중앙위원, 통합진보당 교육위원, 경실련 하이텔정보교육원 이사, 사람과 사상 소리클럽 출판사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 민플러스 편집기획위원으로 국제팀장을 맡고 있다.

이정훈 편기위원 news@minplus.or.kr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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